디자인은 감성인데 왜 숫자로 보호받아야 하나요?

  • 작성일 : 2025-08-28 10:24:55

 

 

 

 

 

감성을 숫자로 번역하라는 법의 요구

 

패션 디자인은 색감, 질감, 전체적인 분위기처럼 감각적인 요소에서 출발합니다.

디자이너는 손끝과 눈으로 쌓아 올린 감성으로 옷을 완성하고, 그 안에는 경험과 취향, 창작 철학이 녹아 있습니다.

하지만 지식재산권 제도의 문을 두드리는 순간, 그 감성은 숫자와 도면, 형상과 색상 코드로 변환되어야 합니다.

“이 옷은 딱 보면 알잖아요.”라는 디자이너의 말은 법의 세계에서 통하지 않습니다. 법은 감각 대신 명확한 수치와 형상을 요구합니다.

그리고 바로 이 지점에서 창작 현장과 법 제도 사이의 깊은 간극이 드러납니다.

 

 

감성과 법의 언어는 왜 이렇게 다른가

 

법은 명확성과 객관성을 전제로 합니다.

이전 포스팅에서 다루었던 것처럼 디자인권을 등록하기 위해서는 도면, 색삭 코드, 형상과 같은 구체적 정보가 반드시 포함되어야 합니다.

이는 법적 분쟁에서 객관적으로 비교하고 판단하기 위한 장치입니다.

반면, 패션 디자인의 새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분위기, 질감 비율감, 색의 어우러짐처럼 수치로 환원하기 어려운 요소입니다.

실제로 유사 디자인임에도 불구하고 도면상 미세한 수치 차이만으로 권리 보호를 받지 못한 사례는 흔합니다.

법은 ‘차이’를 찾고, 디자이너는 ‘느낌’을 전하려 합니다. 이것이 서로의 언어가 맞물리지 않는 이유일 것입니다.

 

 

디자이너들이 보호를 포기하는 순간들

 

디자인 보호 제도가 복잡해서가 아니라, 그 제도에 대한 인식 자체가 문제입니다.

“어차피 누가 먼저 내면 끝이잖아요.”라는 말은 디자이너들 사이에서 자주 들립니다.

등록을 위한 자료 준비와 절차는 시간과 비용이 소모되고, 카피 제품이 나왔을 때 대응하는 과정 역시 만만치 않습니다.

브랜드나 디자이너가 법적 조치를 취하려 해도, 긴 소송 과정과 비용 부담 때문에 대응을 포기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결국 이런 환경은 카피 제품의 확산을 방치하고, 창작자의 의욕을 꺾습니다.

시장은 점점 더 빨리 만들고, 빨리 모방하는 쪽으로 기울고 정직한 창작물은 설 자리를 잃었습니다.

 

 

감성을 법에 말 걸게 하려면

 

창작과 법의 언어를 연결할 중간자가 필요합니다.

제도 안에 감성적인 요소를 더 잘 반영할 수 있는 방식이 도입된다면 지금보다 훨씬 많은 디자이너가 등록을 시도할 것입니다.

예를 들어, 무드보드나 스타일 이미지 같은 시각 자료를 공식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설명 방식 또는 온라인에서 간단히 디자인 증명을 남기는 시스템이 마련되면 접근성이 높아집니다.

이렇게 되면 디자이너가 법률 전문가가 아니더라도 창작 직후에 권리 보호를 위한 준비를 시작할 수 있습니다.

단순히 절차를 쉽게 만드는 것을 넘어서 디자이너가 사용하는 감성의 언어를 법의 언어로 번역하는 통로가 생기는 것입니다.

 

 

숫자와 감성 사이의 다리를 놓다

 

법은 잘못된 것이 아닙니다. 다만 서로의 언어를 이해할 기회를 갖지 못했을 뿐입니다.

감성은 창작의 시작이고, 숫자는 권리의 출발점입니다.

두 세계를 잇는 다리가 놓인다면 디자이너는 자신의 감성을 잃지 않고도 권리를 확보할 수 있습니다.

디자인이 법의 언어로 번역되어 보호받고, 창작자의 감성이 왜곡 없이 전달될 수 있도록 사회적 대화를 이어가야 합니다.

이제는 법과 디자인이 서로의 언어를 배우고, 대화를 시작해야 할 때입니다. 그 시작은 감성을 보호할 방법을 찾는 것에서 비롯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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