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on’t Copy, Don’t Sell, Don’t Buy…K-패션 지키는 첫발

  • 작성일 : 2024-10-11 17:42:17

화장실 청소부터 일 배우기 시작
‘가짜 쓰지 말라’ 부친 가르침
6월에 출범한 ‘패션IP센터’
회원사 브랜드 보호 중심될 것

 

 

한국패션산업협회 성래은 회장

 

 

성래은 한국패션산업협회장에게 따라붙는 수식어는 화려하다. 성기학 영원무역 그룹 회장의 차녀, 미국 스탠퍼드대 사회학과를 졸업한 재원, 2002년 영원무역에 입사한 뒤 22년간 회사의 폭발적 성장을 이끈 한국을 대표하는 여성 경영인.

 

지난 24일 서울시 중구 영원무역 명동사옥에 들어설 때도 ‘금수저’ 회장님에 대한 선입견이 머릿속을 맴돌았다. 하지만 편견이 깨지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그는 소탈한 복장으로 사무실에 들어섰다. 그는 “대학을 졸업한 뒤 공장 화장실 청소부터 일을 배우기 시작했다”며 “브랜드 사업을 하는 기업인일수록 가품을 쓰지 말라는 아버지의 가르침이 지식재산권 나아가 법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진 것 같다”고 이야기를 이어갔다.

 

 

 

 

성 회장은 지난 2월 패션산업협회장으로 취임했다. 임기는 3년. 그가 가장 관심을 기울이는 분야는 지식재산권(IP) 분야다. 성 회장은 “패션기업에게 상표권과 디자인권 보호는 곧 브랜드 파워를 구축하는 가장 중요한 일”이라며 “올해 6월 회원사들의 IP 보호를 두텁게 하기 위해 지원센터인 ‘패션IP센터(FIPC)’를 출범시켰다”고 말했다.

 

패션IP센터가 하는 일은 크게 △IP 침해 대응과 예방을 위한 법률 지원 △인공지능(AI)을 기반으로 한 위조 상품 모니터링 서비스 지원 등이다.

 

구체적으로 센터는 IP 보호를 위한 종합 컨설팅과 국내외 상표 사전점검 등을 지원한다. 특히 중국에서 발생한 선출원 상표에 대한 이의 신청을 접수하고 있다.

 

 

 

 

성 회장은 “최근 이커머스 시장이 활성화되면서 국내외 K-패션 브랜드의 IP 도용과 침해 문제가 심각해 브랜드의 가치와 수익성 모두를 악화시키고 있다”며 “K-패션의 지식재산권 보호를 위한 협회의 역할을 재정비하고자 패션IP센터를 출범했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 업체의 콘텐츠가 중국 등 다른 업체에서 무분별하게 사용되고 있어도 IP를 등록하지 않아 제재할 수 없는 경우가 있고, IP를 등록했음에도 침해를 당한 경우 등 업체별 상황이 다양하다”며 “각 상황에 필요한 맞춤형 솔루션을 제안하고 있다”고 말했다.

 

온라인상에서 도용 상품이 유통된다는 신고를 접수한 뒤에는 AI를 활용해 위조 상품을 모니터링하고, 직접 유통을 차단하기도 한다.

 

먼저 브랜드로부터 개별 상품의 위조 여부 확인을 요청받아 고성능 크롤러를 통해 의심 상품의 온라인 페이지 정보를 수집하고, AI를 기반으로 한 이미지 분석 기술을 활용해 온라인 쇼핑몰에 산재하고 있는 위조 상품을 찾아낸다.

 

이에 대한 정보를 해당 브랜드에 공유하고, 위조 상품이 확인된 경우 제품이 유통되고 있는 플랫폼에 경고 및 시정을 요청하는 과정으로 진행하고 있다. 현재 네이버와 쿠팡, 옥션, 타오바오 등 플랫폼을 통해 유통된 상품을 모니터링하고, 시정 사항을 전달했다. 지원한 브랜드로는 블루독, 제이에스티나, JEEP, 잉크, 엘리스마샤, on&on, 디써티원 등 19개에 달한다.

 

성 회장은 “현재 특허청의 사법경찰과도 사안의 경중에 따라 공조할 수 있는 부분은 행정 처분 등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센터는 소비자와 판매자의 인식 전환을 위한 캠페인 확대에도 적극 나설 계획이다. 특히 센터의 슬로건인 ‘Don’t Copy, Don’t Sell, Don’t Buy’가 실현될 수 있도록 출범 이후 매월 주제별 카드뉴스를 발행해 업계에 제공하는 등 시장의 인식 전환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성 회장은 “앞으로 국내 패션기업이 해외 진출에 있어 상표 등록이나 현지에서의 IP 대응을 가장 먼저 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인식의 전환이 가장 중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아이디어 차원이지만, 해외의 유력 패션 기관과도 각국 패션기업의 IP 보호를 위한 협력 관계도 구축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성 회장은 법률신문 홍보대사를 자처했다. 그는 “매일 오는 법률신문 뉴스레터에 실린 칼럼이나 기사를 보면서 경영에서 활용할 지식이나 교훈을 한가지는 얻는 것 같다”며 “대표이사를 9년간 역임하면서 패션산업을 넘어 조직 관리나 법률적인 측면에 대해 갖고 있던 갈증을 톡톡히 채워주는 역할을 해 다른 경영자들한테도 읽어보길 꼭 추천하고 있다”고 했다.

 

 

[기사원문] [인터뷰] Don’t Copy, Don’t Sell, Don’t Buy… K패션 지키는 첫발 - 법률신문 한수현 기자 | 2024-09-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