싼 맛에 산 그 짝퉁, 가성비 근원은 강제노동·아동착취

  • 작성일 : 2026-03-10 16:43:30

OECD·EUIPO, 위조품 산업과 노동착취의 구조적 연결고리 밝혀

 

짝퉁 거래가 브랜드의 골칫거리를 넘어 글로벌 공급망의 어두운 단면이자, 패션산업의 사회적 책임을 정면으로 시험하는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노동착취는 위조품 비즈니스 모델의 핵심 비용 절감 수단이며, 짝퉁을 사는 것은 단순한 가성비 선택이 아니라 강제노동과 아동착취 구조를 유지시키는 행위가 될 수 있다. 이에 패션산업의 ESG 실행에 있어, 지속가능한 소재나 탄소 감축만큼 위조와 불법 공급망 차단이 주요 의제가 되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OECD·EUIPO가 위조 패션과 강제노동의 연결고리를 경고했다. 사진=게티이미지

OECD·EUIPO가 위조 패션과 강제노동의 연결고리를 경고했다. 사진=게티이미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유럽연합 지식재산청(EUIPO)은 최근 위조품 거래가 강제노동과 노동착취로 이어지는 구조적 연관성을 실증적으로 분석한 보고서 ‘위조품에서 강제 노동까지(From Fakes to Forced Labour)’를 공동으로 발표했다.

보고서는 위조품 생산·유통 네트워크가 국제적인 부정거래(illicit trade)의 일부로 기능하며, 취약 노동계층에 대한 착취를 통해 비용을 최소화하고 수익을 극대화하는 구조를 갖고 있다고 지적한다. 특히 의류, 신발, 가죽제품 등 노동집약적 패션 품목은 이러한 구조에 가장 취약한 산업으로 분류된다.

위조품 생산은 대체로 비공식·비가시적 공급망에서 이뤄지며 이 과정에서 법적 보호를 받지 못하는 이주노동자, 비정규·미등록 노동자, 아동 노동자가 대규모로 동원된다. OECD와 EUIPO는 위조 패션 제품 생산 현장에서 임금 체불 또는 최저임금 미달 지급, 장시간·강제 노동, 열악한 작업 환경과 안전 부재 같은 노동착취 유형이 반복적으로 발견된다고 밝혔다.

위조품 생산업체는 불법성을 이유로 노동자를 협박하거나 신고 위험을 차단하며 임금을 지급하지 않는 사례가 빈번하며, 단기간에 물량을 맞추기 위해 하루 12~16시간 이상의 노동이 강요되는 경우가 많다. 화학 염료, 접착제, 가죽 가공 공정 등에서 보호장비 없이 작업하는 사례도 다수 보고됐다.

OECD와 EUIPO는 패션·의류 산업이 다른 산업보다 위조와 노동착취의 결합 위험이 높은 이유로 먼저 생산 공정의 노동집약성을 꼽는다. 의류와 신발은 자동화 비율이 낮아 인건비 절감 압력이 크다. 글로벌 하청 구조 역시 문제다. 합법 브랜드조차 복잡한 다단계 공급망을 갖고 있어 위조 조직이 침투하기 쉽다. 저가 명품, SNS 기반 트렌드 소비, 초단기 유행 등 위조 시장의 성장을 부추기는 소비자 수요 증가도 위험요소다.

이번 보고서의 가장 중요한 메시지는 위조품 문제가 더 이상 법무·통관 부서만의 이슈가 아니며, 위조품을 방치하는 기업 역시 ESG 평가에서 책임을 면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위조품은 강제노동, 인신매매, 아동노동과 직접 연결된다. 규제 밖에서 생산되는 특성 상 유해 화학물질, 무단 폐기, 환경오염을 동반할 가능성도 높다. 지배구조 측면에서는 범죄 조직과의 연결, 자금세탁, 부패 위험이 뒤따른다.

 

[기사원문] 싼 맛에 산 그 짝퉁, 가성비 근원은 강제노동·아동착취 - 한국섬유신문 민은주 기자│2026-01-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