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브레이트, 중국 상표권 분쟁 승소…국가기관 과실 첫 인정

  • 작성일 : 2026-03-26 10:22:33

'바이브레이트' 로고

 

3년 분쟁 끝에 상표권 되찾아
행정소송 승소 업계 첫 사례

 

국내 패션 기업들이 중국 진출 과정에서 현지 브로커의 상표 선점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상표권을 되찾은 사례가 최근 나왔다. 특히 중국 국가지식산권국(CNIPA)을 상대로 행정소송을 제기해 기관의 심사 과실을 공식적으로 인정받은 첫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바로 스트리트 캐주얼 '바이브레이트'다. '바이브레이트'는 약 3년에 걸친 분쟁 끝에 중국에서 무단 선점된 상표권을 되찾았다. 상표 무효 심판 승소에 이어 국가기관의 심사 오류까지 인정받으며 이례적인 판례를 남겼다.

이번 분쟁은 2023년 6월 중국 재진출을 위해 상표 출원을 진행하면서 시작됐다. 당시 이미 중국 기업이 등록한 유사 상표 '바이브레이션'이 존재해 출원이 취소된 것이다.

마형진 바이브레이트 COO는 "중국에서는 브랜드 인지도가 형성되기 시작하면 이를 노리고 유사 상표를 선점하는 브로커들이 많다"며 "코로나 이후 시장 재진출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유사 상표가 먼저 등록돼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문제는 상표 선점에 그치지 않았다. '바이브레이션' 상표를 보유한 중국 기업은 실제 상표를 사용하지 않았지만, 일부 업체들이 위조된 수권서(위임장)를 이용해 온라인 플랫폼에서 가품을 판매하고 있는 정황이 발견됐다. 이에 '바이브레이트'는 주요 플랫폼의 판매 계정을 추적하며 유통 경로를 파악하고 증거 확보에 나섰다.

마 COO는 "소송에서는 감정적인 주장보다 법원이 인정할 수 있는 객관적 증거가 중요하다. 중국에서 실제 사업을 진행했다는 사실을 입증할 자료 확보에 가장 많은 시간을 들였다"고 설명했다.

'바이브레이트'는 과거 중국 사업과 관련된 자료를 체계적으로 정리했다. 2018~2019년 중국 총판에 제품을 공급했던 대금 영수증, 패션쇼 진행 자료, 한국에서의 최초 상표 출원 기록 등 브랜드가 중국에서 활동했다는 근거를 확보했다.

 

'바이브레이트' 중국 상표권

 

 

또 다른 핵심 증거는 현지 생산 공장을 통해 확보했다. 불법 유통 경로가 차단되자 이미 생산된 물량을 처리하지 못하게 된 공장들이 타격을 입었고, 이 과정에서 '바이브레이트'는 공장 관계자들과 협의를 통해 가짜 계약서와 관련 자료를 확보할 수 있었다.

마 COO는 "가짜 계약서를 공개하면 공장 측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돕겠다는 조건으로 협의를 진행했다. 이 자료들이 재판에서 결정적인 증거가 됐다"고 말했다.

이후 '바이브레이트'는 중국 기업이 등록한 '바이브레이션' 상표에 대한 무효 심판을 제기했고, 약 9개월 만에 승소했다. 중국 기업이 상표 연장 신청을 하기 전에 무효 심판을 진행한 점도 결과에 유리하게 작용했다.

하지만 기존 상표가 무효화된 이후에도 방해는 계속됐다. 일부 이해관계자들이 '바이브레이트 차이나', '바이브레이트 V' 등 유사 상표를 연달아 출원하며 등록 절차를 지연시키려 했기 때문이다.

'바이브레이트'는 대응 전략을 바꿨다. 개별 업체와의 분쟁만으로는 해결이 어렵다고 판단해, 상표 심사를 담당하는 중국 국가지식산권국을 상대로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한국 중소 기업이 중국 국가기관의 심사 과정 자체에 문제를 제기한 사례는 매우 드문 일이다.

초기에는 행정소송이 반려됐지만 '바이브레이트'는 2024년 6월 항소를 이어갔고, 그 결과 국가지식산권국은 심사 과정에 오류가 있었다는 점을 공식적으로 인정했다. 기관의 판단 오류가 확인되면서 원래 기업이 부담해야 했던 행정소송 비용도 면제됐다.

마 COO는 "2025년 4월 7일 해당 내용을 담은 공식 문건을 수령했다. 중국 국가기관이 검토 오류를 인정하고 사과 의사를 전달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라고 말했다.

이 판결을 기점으로 상표 심사가 다시 진행됐고, '바이브레이트'는 2025년 9월 21일 중국 상표 출원을 최종 완료했다.

마 COO는 중국 상표 분쟁 대응에 대해 "현지 언어가 가능하고 브랜드 상황을 이해하는 사람이 직접 소통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꾸준히 상표 출원을 시도했던 기록과 중국에서 실제 사업을 전개했다는 증거 자료를 지속적으로 축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한국에서 발행된 자료는 중국어 번역 후 아포스티유 인증을 받아 제출해야 법적 효력이 인정된다"며 "중국에서는 한 번의 심사로 끝나는 경우가 드물기 때문에 여러 차례 출원을 이어가며 증거를 쌓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기사원문] 바이브레이트, 중국 상표권 분쟁 승소…국가기관 과실 첫 인정 - 정민경 기자 어패럴뉴스│2026-03-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