싼 맛에 산 직구 화장품, '리콜·위조·재유통' 대폭 늘었다

  • 작성일 : 2026-04-21 08:36:31

소비자원, 지난해 해외 리콜 화장품 국내 유통 100건 적발
중금속 초과·위조 의심·재유통까지 확산…직구 안전조사 확대


해외직구 시장이 커지면서 위조 및 리콜 뷰티·패션 제품의 국내 유통도 늘어나고 있다. 유해화학물질, 미생물 오염, 성분 오표기, 위조품, 재유통 문제 등 위험성도 복합화 되는 추세다. 정부는 해외직구 화장품 안전관리 제도와 안전성 조사 규모를 동시에 확대하면서 관리를 강화되고 있다.


 

소비자원은 지난해 해외 리콜 화장품 국내 유통 100건을 시정조치했다. 사진=게티이미지

소비자원은 지난해 해외 리콜 화장품 국내 유통 100건을 시정조치했다. 사진=게티이미지

 

한국소비자원이 최근 공개한 ‘2025년 해외리콜 제품 국내유통 모니터링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해외 리콜 제품에 대해 이뤄진 시정조치는 총 1396건이었다. 이 중 국내 유통이 처음 확인된 제품은 826건, 기존 차단 제품의 재유통 차단은 570건이었다. 온라인 해외직접구매 금액도 2023년 6.8조 원에서 2024년 8.0조 원, 2025년 8.5조 원으로 늘어 직구 시장의 외형 확대와 위해제품 유입 문제가 동시에 진행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품목별로 보면 화장품의 증가세가 가장 가파르다. 2025년 처음 국내 유통이 확인돼 시정조치된 화장품은 100건으로, 2024년 29건에서 71건 늘어 244.8% 증가했다. 비중으로도 전체 826건 중 12.1%를 차지해 가전·전자·통신기기 234건, 음식료품 163건 다음으로 많았다. 소비자원은 “해외 화장품에 대한 구매 수요 증가로 인해 일부 유해물질이 포함된 제품의 국내 시장 유입도 증가한 것”으로 분석했다.

리콜 사유를 보면 위험성이 명확하다. 2025년 시정조치된 화장품 100건 가운데 유해·화학물질 함유가 62건으로 62.0%를 차지했고, 미생물 등 오염은 24건으로 24.0%, 성분 등 오표기는 5건으로 5.0%였다. 소비자원은 대표 사례로 향수에 국내 사용금지 원료인 HICC가 포함된 제품을 제시했다. HICC는 알레르기 반응이나 접촉성 피부염을 유발할 우려가 있는 향료로, 국내 ‘화장품 안전기준 등에 관한 규정’상 사용할 수 없는 원료다. 

지난해 재유통이 확인돼 추가 차단된 제품은 총 570건이었다. 이 가운데 화장품은 52건으로 전년 20건 대비 160.0% 증가했다. 의류·패션용품도 같은 기간 14건에서 38건으로 171.4% 늘었다. 한 번 차단된 제품이 다른 판매자나 다른 유통 채널을 통해 다시 시장에 들어오는 구조가 확인된 셈이다. 소비자원은 해외 리콜 제품이 정식 수입사보다 오픈마켓의 구매대행이나 전문 구매대행 사이트를 통해 유통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위조품 문제 역시 심화되고 있다. 서울시는 2025년 10월 해외 온라인 플랫폼에서 판매되는 12개 브랜드 16개 제품을 점검한 결과, 전 제품이 정품과 불일치했다고 밝혔다. 대상에는 가방 7개, 의류 1개, 화장품 6개, 소형가전 2개가 포함됐다. 해당 제품들은 정상가 대비 33%에서 최대 97% 낮은 가격으로 판매되고 있었고, 시는 정품 이미지 무단사용과 외관·소재 차이를 근거로 판매중단을 요청했다. 

정부 대응은 사후 적발에서 상시 관리 체계로 변화 중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 3월 해외직구 화장품 안전관리를 강화한다고 발표했고, 4월 2일부터 위해 우려 해외직구 화장품 정보 게재, 기재·표시사항 확인 검사, 물리화학적·미생물학적 분석검사, 구매자 사용실태 및 피해사례 조사 등을 시행한다고 밝혔다. 산업통상자원부 국가기술표준원은 2026년 제품 안전성조사 계획에서 해외직구 제품 안전성조사를 2025년 1004건에서 2026년 1200건으로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사고·화재 등 위해 우려가 높은 61개 품목을 중점관리품목으로 지정하고, 기획조사를 활성화해 불법제품 유통을 선제적으로 차단하겠다는 방침이다.

특허청은 지난 3월 식약처, 관세청과 함께 위조화장품 대응을 위한 범부처 합동 설명회를 열고 기관별 정책 방향과 지원사업을 공유했다. 정부가 위조화장품 유통 대응을 브랜드 신뢰도뿐 아니라 소비자 안전 문제로 규정했다는 의미다. 브랜드사는 공식 판매처 고지, 제품 이미지·패키지 비교 가이드, QR 또는 일련번호 기반 정품 확인 체계, 해외 플랫폼 모니터링 강화가 필요하다. 특히 화장품은 위조 여부가 성분 불일치와 직결될 수 있어, 패션잡화 이상의 안전관리 관점이 요구된다.

한국소비자원 중심의 차단 체계도 가동 중이다. 소비자원은 공정거래위원회가 주관하는 해외위해물품관리실무협의체를 통해 관계 부처와 협업하고 있고, 네이버·11번가·지마켓·쿠팡, 당근·번개장터·중고나라·헬로마켓, 알리익스프레스 코리아와 테무 운영사인 웨일코 코리아 등과 자율 제품안전 협약을 체결해 유통·재유통 차단을 추진하고 있다. 2026년에도 참여기관 확대와 재유통 모니터링 주기 단축이 예고돼 있다.

 

[원문 보기] 싼 맛에 산 직구 화장품, '리콜·위조·재유통' 대폭 늘었다 - 민은주 기자 한국섬유신문│2026-04-17